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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건의 감세 vs 이명박의 감세
조회 3,505  |  찬성 74  |  반대 0  |  점수 330  |  2010-12-28 16:42
글쓴이 :    슬픈한국



 

어떤 남자가 산기슭을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가고 있었다.

등에 업힌 여자는 연신 수건으로 그남자의 땀을 닦아 주며 부드럽게 속삭였다. "힘들면 조금 쉬었다 가려무나" 그러나 남자는 별 말이 없이 묵묵히 걸음을 재촉할 뿐이었다. 되레 그남자는 간간히 여자에게 물었다. "배고프신가요. 먹을것 좀 하나 드릴까요" 역시 여자는 힘없이 고개를 내저었다.

그 남자의 정체는 자신이 등에 업은 여자의 아들이었고 그 여자는 자신을 업은 남자의 어머니였다. 아들은 어머니를 산에 내다버리러 가는 길이었다.

바로 고려시대 벌어진 참상의 일단이다. 고려시대때 흉년이 지속되면 첫째 해에는 초근목피로 연명을 하고 둘째 해에는 입 하나를 덜기 위해 늙은 부모를 산채로 산에 갖다 버리고 셋째 해에는 이웃과 자식을 바꾸어 인육까지 먹은 참상은 그렇게 계속되고 있었던것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서기 847년 고려의 태조는 폭군이었던 궁예를 제거한뒤 집권하자마자 특단의 개혁조치를 발표한다. 그것은 바로 "3년간 조세징수 정지조치였다"

지금으로 따지자면 대통령이 국세청에 경제 상황이 어려우니 3년간 조세를 징수하지 말라고 긴급명령을 내린것이라 할수 있다. 3년간 세금을 걷지말라. 현대사회에서는 상상도 할수없는 조치라 할수있을 것이다. 그러나 태조의 명령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역시 국방부및 행안부에 3년간 병역의무및노역의무를 부과하지 말것을 긴급명령했다.



그 태조의 이름은 바로 왕건이었다. 혹독한 조세와 병역의무에 시달리던 백성들의 고통을 보다못한 왕건은 집권하자마자 "조세와 병역의무의 긴급정지명령"부터 내렸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왕건은 그 3년이 지난후에도 GDP 대비 조세수입 규모를 30%선에서 10%선으로 줄일것을 지시했다. 당시 산업은 농축산어업이 거의 전부라 할수 있는데 농작및 현물수입에서 세금으로 헌납하던 부담을 획기적인 수준으로 줄여줬던 것이다.

지금으로 따지자면 바로 감세조치라고 할수 있다. 그럼 당시 왕건은 경제에 경기후퇴 갭(recessioonary gap)이 발생함에 따라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감세정책을 사용한것일까. 아닐것이다. 그는 호족등 지배계층과 피착취 계층간의 빈부격차가 너무 커져 백성들의 정부에 대한 애정이 너무 피폐해진 상황에 이르렀으므로 이를 정상화 시키위해 극약처방을 했던것이다.

이렇듯 과거에는 감세가 곧 서민정책이었다. 조세와병역의 의무는 주로 백성들이 짊어졌고 그 수혜는 주로 주류기득권들이 떠안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명박이 집권하자 마자 꺼내든 정책도 바로 감세다. 감세에서 그치지 않고 그는 재벌과 부동산부자들에게 혜택이 바로 집중되는 토건재정 사업도 마구잡이로 남발했다. 그럼 그는 경제가 어렵다고 판단한후 국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감세및 재정확대 정책을 펼친것일까.

답은 전혀 그렇지 않다라는것이다. 그가 국민의 고통을 생각했다 라면 4대강 같은 토건재정 사업이 아니라 서민에 대한 승수효과가 더 큰 이전지출정책(transfer payment=복지정책)을 사용했어야 할것이다. 이를 위한 재원은 국가부채 증가,공공기업 민영화와 요금인상이 아닌 부자증세로 조달했어야 할것이다. 고려시대때처럼 위기는 빈부격차의 임계점 도달에서 기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명박은 "일자리가 곧 복지"라며 그것을 거부했다. 유감스럽게도 그것이 거짓으로 밝혀지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30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할것이라고 호언장담했던 4대강공사의 연일자리창출은 3천개에도 미치지 못했기때문이다. 그마저도 상당부분은 외노자의 차지로 돌아갔다. 결국 국민들은 복지후퇴로 한번 죽고,물가급등및 공공요금인상으로 두번 죽고,이 과정에서 빈부격차의 더더욱 증가로 세번 죽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태조왕건의 감세조치 지시 역시 그 효과가 오래가지 못했다. 호족들이 백성을 수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조세징수중단 조치를 내렸지만 국가에 상납하던 것만 중단되었을뿐 지역에서의 착취는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감세하면 착취가 중단될것이라던 왕건의 착오는 감세하면 대기업과 부자들이 투자 고용 늘어날것이라던 이명박의 주장과 궤를 같이 하는것이라 할수 있다. 그러나 그 둘은 같다고 할수 없다.

왕건은 빈부격차 및 착취를 일단 줄여야 한다고 보았고 이명박은 빈부격차가 너무 벌어져 무너지려고 하는 경제를 일단 빈부격차를 더더욱 벌리는 방법으로 버티고봐야 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결국 결과를 떠나서 애초 의도자체에 있어서 왕건은 극빈층을 살리려 들었던 것이고 이명박은 극빈층을 죽이려 들었던 것이다.

조선시대에 들어서도 감세를 향한 노력은 계속되었다. 지금으로 따지자면 보유세라고 할수있는 밭에 대한 세금은 수확량의 5%~10%정도 였는데 성군들이 등장할때마다 서민들의 삶이 어려워지는것을 우려해 나름 이를 줄여주려 노력했던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농민들의 삶은 극도로 궁핍한 지경을 벗어나지 못했는데 이는 주류기득권의 횡포를 이기지 못한채 대부분의 농민들이 수확량의 50%이상을 지대로 바치는 소작농으로 전락해 갔기 때문이다.

반면 부유층과 주류기득권은 세금은 물론 병역의무조차 면제를 받았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세금은 서민만 내고 그렇게 낸 세금지출의 승수효과는 지배계층 내부에서만 일어났던것이다.

이는 수백년이 지난 이명박정부 들어서도 역시 마찬가지다. 이명박정권의 주류기득권 거의 전부가 병역의무를 기피했다. 세금도 내기 싫어한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입으로만 들어가는 4대강공사들의 재정정책을 밀어붙인다. 그리고 그 재원은 물가폭등및 공공요금인상 같은 서민들의 간접세 징수로 충당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그 공사에 서민들을 부려먹기 위해 군복무기간 연장과 강제동원을 남발하고 있다. 

자신들은 군대도 가기 싫고,세금도 내기 싫으면서 다만 서민들만 군대에 보내고 세금을 많이 내게해 그 돈으로 호의호식하려 드는것이다. 이때 동원되는 기술이 바로 언론장악과 비용편익분석(cost benefit analysis)조작이다. 언론장악은 다들 아실테고 비용편익분석조작이란 예를 들어 G-20회의 한번 개최하면 경제적이익이 무려 450조에 달한다거나 수구언론이 공중파 방송에 진출하면 인근중국집의 짜장면배달이 폭증할것이라는식의 재벌부설 연구소들의 조작보고서 남발이다.

어찌 이리도 역사가 반복될수 있다는 말인가. 서민이 부담해 그 혜택이 주로 지배계급에 돌아가는 GDP 대비 공공지출을 3년간 중단하고 조세부담을 30%에서 10%로 줄이려던 태조왕건과 부자가 부담해 그 혜택이 주로 서민계급에 돌아가는 공공지출을 줄이려는 이명박의 행동.

이것은 감세라서 같은 조치가 아니라 정반대의 극단을 달리는 정책이라 할수 있는것이다. 태조왕건은 그러한 간신배들을 참수하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김대중과 노무현은 바로 태조왕건처럼 서민들의 고통을 줄여주려 재임기간 내내 노력했다. 예전 그 노력의 형태가 서민들의 조세부담경감이었다면 지금은 바로 부자들의 조세부담 할증및 그 재원으로서 복지구축이다.

그래서 정부지출대비 복지지출 규모를 7~15%선에서 30%선으로 끌어올렸던 것이다. 그리고 GDP대비 정부지출 규모를 30%선에서 50%선 이상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고 그토록 강조했던것이다. 선진국의 복지지출은 한국의 정부지출규모를 뛰어넘는 30%선에 육박한다.

한국은 GDP가 1000조원이라면 세금 300조원을 걷어 그중 30%만 복지에 쓰지만 선진국은 복지지출만 300조원 이상을 하는것이다. 그리고 그 돈으로 의료,교육,공공주택,최저소득보장등에 사용하고 있다.

그래야만 서민들의 고통을 줄일수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은 과거 봉건제도의 폐해였던 세금을 줄인것이 아니라 그 세금의 부과대상을 서민에게서 부자로 바꾸고,그 수혜대상을 부자에게서 서민으로 바꾸어냈다. 그것이 바로 조세복지선진화의 요체라고 할수있는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대한민국은 거꾸로 가고 있다. 세금 폭탄이면 지옥 감세면 천당이라는 수구기득권들의 프로퍼갠더가 지속되고 있는것이다. 그나마 재정집행은 4대강등 부자입으로 들어가는 정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독거노인연탄비 삭감하고 결식아동식비 삭감해 그돈으로 부자들 배나 불리고 앉아서는 경제 살아났다고 만세를 부르고 있는것이다.

이걸 제대로된 정권이라고 할수 있을까. 고려시대처럼 입 하나를 덜기 위해 아들이 어머니를 업고 산으로 내다버리러 가는 심정을 위정자들은 과연 알기나 하는것일까.

태조왕건 사후 수백년후 무인정권때 또다시 한바탕 전국적인 살육이 발생했을 무렵 웃지못할 참극이 벌어졌다고 한다. 권력난투로 마을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게 되면 슬퍼하기에 앞서 그 시체를 가져가 먹기위한 쟁탈전이 벌어졌던 것이다. 그럼 자신의 부모나 자식을 잡아먹지 않고 버틸 시간을 벌수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고통들은 조선시대에도 계속 이어졌다. 임꺽정등의 도적이 출몰한 이유는 단지 재물을 탈취하기 위한 때문이 아니었다. 초근목피 연명도 어려워진 순간 착한 서민들이 산적으로 전락할수 밖에 없었을뿐이다.

오늘날 그 고통의 형태는 극심한 실업및 빈부격차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위정자들에 의해 비정규직 고통전가 및 실업률조작 그리고 경제외형의 성장으로 가려지고 있다. 무려 1200년전에도 어루만져졌던 서민의 고통이 거시경제학등 학문의 눈부신 발전이 이루어진 오늘날 그보다 더욱 은폐되고 있는것이다. 

참으로 슬픈 현실이 아닐수 없다. 세금 더 내라고 하면 덜 내는곳으로 짐싸들고 날아가 버리겠다라는 신자유주의 망령을 울부짖는 수구기득권의 모습도 그렇고 일자리 없는 황량한 현실에서 외노자의 물밀듯한 유입에 대한 까칠한 시선을 폐쇄적 민족주의로 몰아붙이려 혈안이된 극좌교조꼴통 모습 역시도 그러하다.

오로지 죽어 나가는것은 언제나 힘없는 서민들뿐인것이다. 상당수 학자들은 전쟁 및 지배계급간의 갈등 그리고 착취와 빈부격차 고통 지속의 근본원인을 바로 토지에서 찾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토지조세제도의 정의다.

복지의 전제는 분배,분배의 전제는 조세선진화,조세선진화의 전제는 공정성. 그리고 공정성의 전제를 토지정의로 보는것이다. 바로 그 토지정의 구현을 위한 노력없이는 절대로 고려시대 조선시대같은 서민들의 고통은 멈출수 없다라는것이다.

노무현은 바로 그것을 세우려다 정치살해되었다. 종부세 다음은 아파트보유세 2.0%이상 부과. 그리고 그 다음은 복지선진화였는데 그것에 기겁한 국민들이 노무현의 죽음을 외면한 것이다. 토지란 그토록 무서운것이다. 집값이 올랐으면 좋겠다는 그 소박한 욕심이 온역사를 피로 물들여온 바로 그 원흉이기 때문이다.

역사란 바로 그것을 향한 지난한 도전이었다. 그럼에도 왕건은 말할것도 없이 오늘날 노무현에 이르기까지 수없는 선각자들에 의해 멈추지 않고 시도되어 왔던 그러한 노력들은 또다시 원점에 섰다.

박정희,전두환의 서슬퍼런 독재권력도 토지정의를 바로 세울수는 없었다. 거슬러 올라가 태조왕건같은 절대적 패주 역시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노무현처럼 말의 말에의한 말을위한 민주주의를 주창했던 서민대통령은 말할나위도 없었을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길을 다시 걸어나가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당수 서민들은 과거처럼 어머니를 업고 산을 오르거나,아이를 옆집과 바꾸어 끓는 가마솥에 집어넣는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고통을 가려내려는 위선과거짓을 이겨낼수 있는 노력도 함께 병행해 나가야만 한다. 과연 그리할수 있겠는가. 역사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것을 쉼없이 우리에게 준엄하게 묻고 있는것이다.





야생마 10-12-28 17:17
 
참 가슴아픈 현실입니다. 열심히 일하고 노력해도 가난의 굴레속에서 벗어날수 없는 현실과 그럼에도 정치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들 대한민국의 주인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사는사람들...언제쯤이면 이념을 떠나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그런 사회가 될까요.현실을 뒤돌아 보면 답답하기만합니다. 항상 좋은글로 가르침을 주시는 슬픈한국님 감사합니다.
르네상스맨 10-12-28 21:19
 
잘 읽었습니다. 삶이 안정되면 사람들은 나태해지는것이 아니라 더 새로운것을 찾게 되지요. 이를테면 음악이나 미술 스포츠 레져 등등. 그런것들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문화가 발전하는것입니다. 삶이 불확실하면 이 모든 것들이 사치나 게으름으로 비춰질 수 밖엔 없습니다. 말씀 처럼 복지국가만이 정답입니다.
슬픈한국 10-12-28 22:40
 
야생마님//언론,역사,교육의 역활이 그래서 중요한것인데 한국의 경우는 수구매국노들이 장악하고 있어서 문제해결이 쉽지 않은것 같습니다.

르네상스맨//김대중 노무현이 해온대로만 계속 밀고나가면 됩니다. 문제는 그게 쉽지 않다라는데 있겠죠. 벌써부터 박근혜가 복지하겠다고 설치는걸 보니 다음대선의 화두 역시도 "거짓말과 사기"의 난장판이 연출될것 같습니다. 성장으로 사기 치더니 이제 복지로 사기를 치려고 하네요.
동쪽달마 10-12-28 23:15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가정맹어호 10-12-29 09:45
 
농부에게 땅이란 수확의 기쁨을 주지만 토지주들에겐 하층계급의 피눈물을 짜내는 도구이기도 하지요..지금도 저희 시골에 가보면 소작농들이 대부분이고 그나마 원주민들의 토지는 농사지을 사람이 없어서 유휴지가 많다던데..
포커스 10-12-29 12:56
 
감사합니다.!!^^
바다와소라 10-12-29 22:34
 
감세는 한나라당내에서도 반대하는 의원이 많을정도이니 확실히 추동력을 상실했다고 보여집니다.
이미 감세로 인한 여파로 서민복지예산이 깍이고 간접세가 인상되는것을 몸소 겪어보았으니
생각이 있는 국민들은 감세의 허구성을 간파했다고 보여집니다. 또한 증세가 간절히 요청되는 시점에서
정부가 선뜻 증세하기란 또한 쉬운일이 아닐겁니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이정부 행태를 보건대
서민복지예산은 지속적으로 줄여나가면서 간접세는 꾸준히 올리는 작태를 보일것이란 겁니다.
결국에는 집단적 발언권이 약한 일반대중들의 어깨에 짐이 더욱 얹혀지게되겠죠...
리니아빠 10-12-30 08:41
 
삶이 고단한 분들에게 이런 좋은글이 전달되게하는 활동이 있었으면바래봅니다. 저도 아는 사람등에게 이 싸이트를 소개했습니다.감사합니다.
사고뭉치 10-12-30 19:03
 
좋은 글 감사합니다.
nameste 11-01-04 10:35
 
'백성은 나라의 근본인데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삼는다'는 세종의 말이 떠오릅니다. 어떻게 하면 국민전체의 삶의 질을 높이고 먹을 것 걱정없이 살게 할까를 고민하는 정치 지도자가 그립군요. 이러한 지도자를 만나고 만들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깨어 있어야 겠지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요즘들어 더더욱 노무현 대통령이 그립습니다. 그의 발자취에서 정조, 광해군의 향기가 너무 많이 겹치는군요. 역사는 이렇게 다시 반복되나 봅니다.
민들레 11-01-05 10:58
 
고맙습니다. 마음을 어디에 두고 살아야할지 길을 알려주셔서요.
디아박크 11-01-15 02:55
 
잘읽어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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