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통령의 조건
-남북통일 위기,복지국가 무산,부동산버블 붕괴의 늪으로부터의 구출

인생은 외길이 아니다. 일이 있고 사랑도 있으며,목표가 있고 희망도 있다. 한국사회가 위기인 이유는 바로 그 일이 없고 사랑이 없으며,목표가 없고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은 그런 그들을 보고 산으로 가자고 한다. 이 산으로 올라가면 그곳에 행복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시민들은 내켜하지 않는다. 몇번을 속아 따라 올라 갔지만 그때마다 번번히 후회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정치인들은 "원래 인생은 이 산이 아닌가봐 아까 그 산이 맞는가 봐"의 반복이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허탈감에 다리가 풀려 바닥에 털썩 주저 앉고 만다.
오늘날 한국사회의 모습이 바로 그러하다. 총체적인 정신적 허탈감에 빠져있는것이다. 그 현상의 기저에 바로 노무현의 죽음이 있다.
노무현정신이란 무엇인가. 솔직하고 염치있고 위선적이지 않은것이다. 그거야 기본 아닌가라고 말할 사람도 있겠지만 그 기본을 갖추는데 성공한 나라는 전세계적으로 손꼽을 정도다. 한국은 그 턱밑까지 갔다가 주저앉은채 숨을 고르고 있는 중인 것이다. 그럼에도 대다수 정치인들은 노무현의 길과 정반대에 답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시민들이 이명박에게 환멸을 느끼고,손학규에게 시큰둥하고,진보류에게 토악질을 느끼는 이유는 그들이 저급한 인간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들 하나 하나를 사석에서 만나 술한잔 기울이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운다면 누구못지 않게 정겨울 사람들일것이다.
다만 거부감이 느껴지는 이유는 자신이 드러내고 싶지 않은 것을 꽁꽁 숨기기 때문이다. 시민이 원하는 흐름에 자연스레 올라타지 않고 그것을 좌우하려 들기 때문이다.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힘의 논리위에서 시민이 지칠때까지 모른채하며 기다리기 때문이다. 그런후에 미완의 책임을 오로지 시민의 탓으로 돌린다.
노무현은 정확히 그 반대로 갔다. 지금 가장 문제는 10조달러의 늪에서 벗어나는것이다. 10년기준으로 북한과 통일해 그들 경제를 남한의 60%이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5조달러가 필요하다. GDP대비 10% 미만인 복지지출을 유럽수준인 30%이상으로 끌러올리는데 2조달러가 필요하다. 부동산버블이 무너지는 충격을 감내하고 토건국가에서 벗어나는데 3조달러가 필요하다. 이 10조달러를 과연 어떻게 해결할것인가 하는 문제로 한국인의 가슴속이 꽉 막혀있는것이다.
이명박은 북한은 무너뜨려 흡수통일하고,복지국가는 그냥 가지말며,부동산버블은 무너질리 없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국가부채를 폭발적으로 늘리며 대규모 토건사업을 단행하고 있다.
국가부채를 늘리면 평화통일과 복지국가가 물건너간다. 거기에 투입될 돈을 미리 빼먹는다는 의미도 있다. 대규모 토건사업을 단행하고 있는 이유는 부동산 버블이 무너지기 직전이기 때문이다. 일본이 버블붕괴 이후 단행한 처방약을 표면적으로는 "부동산 버블도 인정하지 않고 그것이 무너지고 있다는것 조차도 인정하지 않는 상태에서"속으로는 잘알고 있기에 처방하고 있는것이다. 그 결과는 자명할것이다.
손학규는 더욱 한심하다. 이 사람은 김대중의 햇볕정책,노무현의 균형발전정책을 정신이상자,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으로 비판한바 있다.
이것은 균형발전을 포기한것일 뿐더러 남북통일을 포기한것이다. 뿐만 아니라 복지국가도 포기한것이다. 한국사회복지설계의 기본은 남북 균형발전,동서 균형발전,수도권 비수도권 균형발전,도농 균형발전,대기업 중소기업 균형발전,기업 노동자 균형발전,노동자 자영업 균형발전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수도권집중으로부터 시작하고 있는 부동산버블문제도 포기한것이다.
복지를 말하면서 조세개혁을 주장 하지도 않는다. 이 이야기는 단물만 먹고 뒤치닥거리는 미루겠다는 식의 문제만이 아니다. 마무리로 귀결되는 부채증가가 문제의 본질이다. 부채증가는 다시 남북통일,복지국가,부동산문제의 해결을 가로막는다. 끝없는 악순환인것이다.
진보류는 가장 한심하다. 그들은 자신들이 복지세력이며 그런 자신들을 지지해주지 않는것은 복지국가로 가기 싫다는 소리라고 단정한다. 한마디로 말같잖은 소리가 아닐수 없다. 복지의 비젼은 고통스러운 조세개혁,조세개혁을 가능케할 사회혁파,사회혁파를 가능케할 국민인식의 성숙위에서만 가능하다.
그런데 그들은 아파트보유세 현실화같은 중산층과 서민 싫어할 소리는 일절 거른채 오로지 대기업과 부자만 조지자고 말한다. 그들을 조지는것이 불필요하다는것이 아니라 듣기 싫어할 소리는 거르는 염치없음과 위선이 문제다. FTA는 반대하면서 이민정책에 혈안인것도 앞뒤가 안맞고,복지국가 지향위에서의 노무현의 FTA와 복지후퇴 지향위에서의 이명박의 FTA를 동치시키는 작태 또한 마찬가지다.
노무현은 신자유주의자,노무현과 삼성은 찰떡,노무현이 무슨 복지를 했느냐라는 생트집에 이어 이제는 노무현이 토건,금융마피아들 손위에서 놀아났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복지를 늘리고,종부세를 신설하고,보유세현실화방향으로 나아가고,삼성의 요구를 하나도 들어주지 않고,기획재정부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나누고,조세복지 선진화로 나아가기 위한 피나는 노력을 기울인 노무현을 인정하고서는 자신들의 입지가 들어설 자리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10조달러의 늪에서 한국사회를 벗어나게 하려면 당연히 분배,복지,내수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특혜,장시간 저임금,고환율등의 보조금,복제정책으로만 성장해온 한국경제의 양적 팽창을 위한 정책도 뒤따라야 한다. 해외로 무분별하게 뛰쳐나가고 있는 대기업의 국내환류,중소기업의 북한진출 유도책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를 위해서는 "죽음"이 필요하다. 대기업이 죽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의 성장매카니즘이 살아날수 있다. 그 와중에서 대기업 근로자들은 실업자로 밀려나 사회 안전망의 보호를 받으며 그 대기업을 깬 기업으로 다시 올라탈수 있어야 한다. 이런 "생명" 없이 경제는 성장할수 없다. 이 구조의 가장 걸림돌이 바로 진보류다.
최근 현대차의 정규직 부자세습안이 그 극명한 예다. 북한3대세습,삼성3대세습만큼이나 짜증스러운 정규직세습 작태가 벌어지고 있는것이다.
대기업이 중견기업이 커나가려 들면 정부와 은행에 로비해 구조조정을 유도함으로서 자신들의 "기득권 질서"를 유지한다. 그 질서속에서 경제가 커나가는 "역동성의 구조"가 무너지면 생명과 죽음은 사라지고 강시들만 판을 치게 된다. 그런 대기업만큼이나 청년실업자들의 자살을 외면한채 평균연령이 고령화 되어가고 있는 정규직들의 철밥행태는 역겹기 그지없다.
결론적으로 대기업,정규직,아파트가
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의 성장
청년구직자->취업->실직->사회안전망보호->재취업의 일자리
아파트 2.0% 보유세 부과->주택가격안정->무주택자 주택구매->결혼->출산
의 매카니즘을 철저하게 가로막고 있고 그 중심에 한나라당과 진보류들의 이전투구가 놓여져 있는것이다. 그리고 이는 다시 북한과의 상생위기,토건정책의 지속,복지의 무산,무리한 이민정책의 추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속에서 영세자영업자,비정규직,실업자,대학생등의 고통이 끝없이 커져나가고 있는것이다.
시민들은 잘 살펴볼수 있어야 한다. 가계부채의 본질이 무엇인가. 그것은 이명박류가 남북통일,복지국가를 저지하기 위해 미리 똥을 싸질러놓은것이다. 그 배설물은 부동산버블로 가 추악하게 엉겨붙어있다. 여기서 4대강문제의 본질이 나오는것이다.
등록금문제의 본질이 무엇인가. 무산되어 가고 있는 복지국가의 꿈과 희망의 뒷켠에서 타인을 배타적으로 짓밟으며 배금주의의 구명보트 위로 나만이 올라 타려는 추악한 이전투구에 불과하다. 이것의 해법은 혈세투입에 의한 반값등록금도,무상등록금도 그렇다고 사학혁파도 아니다. 기본은 바로 조세복지선진화다.
저임금장시간근로,실업자방치에서 근로시간단축,사회안전망의 획기적강화를 통해 힘든일은 최소한의 시간만 하고도 충분히 먹고 살수 있는 구조. 그리고 다소 급여가 적더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안정적으로 할수 있는 일자리의 대량창출만이 해법이란 소리다.
사람의 마음(mind)이 가는 길로,그 마음이 덜 고통받는 길로,그리고 그 마음과 마음이 인본주의적 생활네트워크의 요소로 연결되는 길속에 오늘날 한국사회가 처한 "10조달러의 늪"에서 벗어날 유일의 길이 있다는 소리다.
그 길로 가기 위해서 차기대통령을 노리는 정치인이 갖추어야 할 첫번째 덕목은 산으로 가자라고 말하는것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늪을 보여주는 일일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가장 핵심적인 지지기반층의 손을 잡고 논개처럼 그 늪속으로 몸을 던지는 일이어야만 한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고 싶다면 국가부채를 줄이면서,남북경제협력을 강화하면서,복지를 늘리면서,부동산버블을 부드럽게 주저앉혀야 한다. 결국 대기업 부자들에게 증세를 요구하라는 이야기다.
손학규는 김대중,노무현정신의 핵심을 부정한 과오를 깨끗이 지워내야 한다. 사과로 그칠 일이 아니다. 손학규란 인간자체에 대한 불신은 행동의 문제라기보다는 철학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결국 민주당의 핵심기반인 중산층들에게 보유세 2.0%를 요구하라는 이야기다.
진보류 또한 마찬가지다. 종북주의같은 빨갱이 딱지붙이기 놀이,노무현신자유주의자같은 데마고기 놀이에서 벗어나야 한다. 김대중,노무현을 인정하고 그 길의 계승으로 나아가야지 과오를 반성하라는등의 뻘짓을 해서는 안된다. 시민 눈에 그것이 진정한 진보로 와닿기 보다는 노무현이 한자리 주지 않은데 대한 끝나지 않은 부관참시 앙갚음으로 밖에는 비치기않기 때문이다.
결국 자신들의 핵심기반인 정규직부자세습같은 쓰레기요구나 일삼으며 막상 비정규직이 파업하면 사다리걷어차기에나 바쁜 현대차노조등의 쇄신을 요구하라는 이야기다.
노무현은 그렇게 했다. 노무현 지지자들이 노무현으로 인해 덕본거 있나. 천만의 말이다. 그의 생전 고통과 시련의 연속이었다. 다만 그들이 얻은것은 한국사회가 나아가야할 길에 대한 깨우침뿐이었다. 그 깨우침이란 바로 타인을 향한 끝없는 사랑과 그것을 보여줄수있는 실천이다. 박근혜,손학규,진보류가 무엇을 얻고자 한다면 그럴수 있어야 할것이다.
이 순간 산을 쳐다보며 늪옆에 서있는 시민들이 원하는 정치는 "이 산이 맞다. 나를 따라 이 산으로 가자"는 유혹이 아니라 바로 옆 늪으로 소중한 자산을 품에 안고 뛰어들수 있는 용기다. 그럴수 있을때 시민들은 스스로 저마다 오르고 싶은 산으로 오를수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