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이발(haircut)
-그리스는 채무감면을 받는만큼 고통을 받게 될것이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이면을 잘 들여다 볼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할거면 글을 쓸 필요도,글을 읽을 필요도 없을것이기 때문이다. 그냥 언론보도나 경제보고서등만 읽어보면 될일이다.
자,보자. 그리스가 위기다. 빚이 있는데 빚갚을 능력이 없단다. 이런 경우 하는 수 없이 채무조정을 해야 한다. 채무조정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 만기연장,저금리,추가대출,원금탕감등이 있다. 원금의 일부를 탕감하는것을 이발(haircut)이라고 한다.
지금 그리스가 그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그 과정 전후로 발생하게 될 시장변화다. 유로경제권의 일부분인 그리스에서 충격파가 일어나고 있는데 전세계 채권,주식,외환,부동산시장등에 영향이 없다는것은 말도 안되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아래와 같다.
1.그리스는 끝장났다.
채무를 조정받으면 채무자가 좋은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서 사채 떼먹고 도망가면 어떻게 되나. 땅에 파묻혀 죽는다. 마찬가지로 그리스가 채무조정을 받으면 탕감받은 금액 이상의 댓가를 추후 치르게 될것이다. 부도,파산,실업,이혼,질병,범죄 등이 만연하게 될것이란 소리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도 당연히 어려워진다. 설사 빌려도 주로 소액단기고리 위주로 가능해진다. 현대 경제사를 보면 일부국가를 제외하고 채무감면을 받은 나라 경제가 단기간에 V자 반등을 구현한 예가 별로 없다.
2.고금리가 임박하고 있다.
그리스가 채무조정을 받고 긴축을 하면 그 여파는 비슷한 상황의 여타 유로국가로 미치게 된다. 그리스내부로 보아도 빚을 갚기 위해선 긴축을 해야 하는데 긴축정책의 상당부분은 이자율급등의 여파를 불러온다.
어떤 사람은 유로권역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럽중앙은행과 채권국들이 나서서 부드러운 조치를 취할거라 예상하는 모양인데,충격의 사슬을 끊어내는것만큼 중요한것이 바로 모럴헤저드의 억제다. 긴축과고금리가 아니고서는 그리스란 국가전체가 빚을 갚을수 있는 구조 전환을 이뤄내기 거의 불가능할거라는 소리다. 또한 그리스를 봐주면 제2의 그리스,제3의 그리스가 속출할수 있다.
이는 무슨 이야기냐 하면 유로경제권이 쌍방향막장에 도달했다는 이야기다. 지금 유로권역의 은행들은 살아도 살아있는게 아니다. 세금 잡아먹는 하마요, 자생력이 없는 기생충들이다. 단지 유로국민들 호구잡고 피빨아먹는 쓰레기들에 불과한데 그마저도 한계에 도달했다.
3.그리스만의 책임인가.
천만의 말이다. 국내간 국제간 금융의 제일원칙은 "갚을수 있는만큼 댓가를 치르고 빌려준다"라는것이다. 다시. 갚을수 있는만큼+댓가를 치르고.
따라서 그리스가 돈을 못갚은것은 채권국과 은행의 책임이기도 하고,그렇게 신용도가 낮은 그리스에게 돈을 빌려준 과잉댓가는 이미 금융시스템속으로 착취되어 왔다라는 이야기다. 그럼 그 돈이 어디로 갔나. 누군가의 뱃속으로 갔을것이다. 그러나 그 돈은 토해질리 없는 돈 이다. 그리고 이제 손실과 책임공방 만이 남았다. 이익의 민영화 다음으로 손실의 사회화 차례인것이다. 따라서 약탈적 대출은 가려진채 빚쟁이의 도덕적헤이만이 부각되는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리스도 잘못이 크지만 더 큰잘못은 국제금융과 이들의 횡포를 전혀 제어하지 못하고 있는 각국관료들에게 더 크게 있는것이다.
4.긴축과 고금리는 버블을 꺼뜨리고 부실의 실체를 드러낸다.
현재 전세계에서 불건전한 버블이 가장 심한 국가가 바로 한국과 중국이다. 특히 부동산과 부채증가속도문제가 심각하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냐하면 통계조작,분식회계,그리고 가짜장부 이면의 비어있는 금고를 의미한다.
중국의 GDP 통계부터 물가 그리고 국영기업과 은행장부등 모든곳에 거짓 아닌 것이 없다. 경기상승은 이의 노출을 막아준다. 반대로 경기하강은 이를 까발린다. 전세계는 이제 중국경제의 진실을 알고 싶어한다. 화장을 지운 맨 얼굴을 보고 싶어한다는 이야기다. 이에 연동되어 있는 한국경제는 덤으로 날아갈 위기에 처해있다.
5.부채경제는 종말을 고해가고 있다.
최근 십수년간의 경제트렌드는 간단했다. 돈을 마구 찍는다. 그 돈을 소수에게 몰아준다. 소수는 그 돈으로 부동산등의 자산을 부풀린다. 그 자산을 담보로 유동성을 더욱 늘리고 그 버블로 수요부족을 지탱한다는것이다.
그러나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 통화팽창,물가상승,자산버블은 빈부격차를 악화시키고,이것이 버블지탱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법정불환 화폐경제시스템 전반이 한계에 도달한것이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냐하면 종국에는 시간과 순서가 문제이지 거의 모든 나라가 같은 문제에 봉착할것이라는 이야기다. 일본이 부동산으로 무너지고,미국 유럽 그리고 한국 중국으로 이어지고 있듯. 일본,미국의 부채가 폭증하고 있고 유럽,한국,중국,동남아,동유럽등의 부채가 폭증하고 있듯이 말이다.
그 핵심 매카니즘이 부채를 늘려 경제를 팽창시키고 팽창시킨 경제로 부채비율을 떨어뜨려 그 부채를 감당한다는 논리기제다.
말은 그럴듯하나 사기에 불과한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팽창한 경제 자체는 재화와 서비스를 공급할수 있는 경제능력은 키워냈을지 모르나,그 과정이 이를 수요할수 있는 능력을 끊임없이 무너뜨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버블을 감내하기 힘든 수준으로 키워내고 이를 장부에 기재하고,그 허상을 지속시키기 위해 다시 일방의 고통감내를 요구하는 방식이 지속성을 가질수는 없는 노릇인것이다. 그럼에도 그 썪은 동앗줄을 움켜쥐고 발악하는 인간들이 여전히 많은데 대표적인 인간이 바로 이명박과 박근혜등이다.
6.해법은 무엇인가.
해법은 증세다. 증세를 통한 복지다. 분배,재분배시스템의 쌍방향강화다. 금융을 소형화해 메가뱅크정책은 폐기하고 시중은행들은 잘게 쪼개야한다. 1,2,3금융권은 각자의 영역에 맞는 서민과 중소기업 맞춤 금융에 전념해야 한다.
금융과 산업을 분리하고 강력한 규제정책을 실시해야 한다. 부동산 보유세제를 강화해 불로소득을 환수하고 경제에 불건전한 거품이 영원히 생겨나지 않도록 해야한다. 버블은 생겨날수도 무너질수도 있으나 부동산버블은 한번 크게 생겨나면 그걸로 끝이다. 반드시 무너지며 무너지면 회생자체가 힘든것이다.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과 해외이탈을 억제하고,국제금융의 유입과 이탈에 따른 충격제어를 위한 각종규제를 늘려야 한다. 금융,관광,수출이 아니라 제조,복지,내수에 집중해야 한다. 가계,국가부채를 줄이고 기업금융을 활성화해야 한다. 일자리창출,세수증가에 기여없는 버블은 필요없다. 이를 위해 이명박같은 각국 쓰레기 정치인들을 시민들이 투표로서 쳐내야 한다. 나쁜경제는 나쁜정치위에서 기생하기 때문이다.
작금의 유럽의 문제는 미국채무,일본채무 문제가 결코 안전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유럽,중국의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분출될것임을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유럽의 국가간 국내간 빈부격차의 증가는 결국 유럽통합의 위기를 불러올것이고,중국 또한 심각한 양극화와 민족갈등으로 인해 큰 위기에 처해있다. 유럽,중국만 그런것이 아니라 미국,일본,홍콩,한국등도 마찬가지다. 전세계는 지금 양극화,빈부격차,버블붕괴,성장에 대한 자신감상실 그리고 부채문제로 인해 허우적거리고 있다.
이는 1970년대 금본위제도가 사라지고 이후 무분별한 통화정책이 봇물을 이루면서 이미 예견된것임을 알아야 한다. 지금 세계경제는 오로지 "신용과 부채"라는 사상누각위에서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다. 이를 이겨낼수 있는 장기적 해법은 없다. 다만 단기적 해법만이 있는데 그것은 획기적인 빈부격차완화책뿐이다.
그러나 그것은 소수기득권들에게 용인될수 없는 요구다. 따라서 전세계는 당분간 끝없는 갈등과 다툼의 소용돌이속으로 휘말려들어갈 공산이 크다. 그 속에서 서민들의 고통은 극한으로 치닫게 될것이다. 결론적으로 답은 언제나 민주주의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