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수습될수 있는가
-권력은 국민곁에서 한시도 떠난적이 없다.
한국사회에 수많은 문제가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공적권위의 상실이다. 한 미드의 대사중에 이런 문구가 나온다. "권력은 사람들이 그것이 있다고 믿는 곳에 있다" 최순실이 대한민국을 사유화할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재벌이 최순실에게 돈을 준 이유는 그녀가 실질적인 대통령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거절할수도 있었지만 검찰 국세청같은 사정기관들이 보복에 동원될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요한것은 보복이 실제로 일어나느냐가 아니라 일어날거라 믿는데 있다.
우병우는 조선일보와 전쟁을 벌였다. 우병우가 전직이 되면서 일단락되었다. 관료의 힘은 현직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다. 그가 사퇴하지않고 끝까지 버틴 이유다. 검찰에서 물러난뒤 한동안 야인으로 있다 청와대비서관으로 들어간 이유이기도 했다.
이명박은 차기정권을 반드시 내손으로 창출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퇴임한 전직대통령에게 그만한 힘이 있을까. 있다고 생각하면 그런것이고 없다고 생각하면 그렇지않은것이다. 있다고 생각하면 소정의 역할이 부여될것이고 없다고 생각하면 빌빌대다 사라지게 될것이다.
최순실사안은 사실 별게 아니다. 그녀가 저지른 비리는 더더욱 별게 아니다. 전직검사 우병우가 아무것도 아니었듯이 전직민정수석 우병우도 아무것이 아니다. 전직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문제의 본질은 재벌이다. 지난 10년간 늘어난 가계부채는 600조원에 달한다. 늘어난 공공부채는 700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노동자의 소득은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 그럼 저 돈은 다 어디로 갔는가. 한국은행의 자료를 보면 지난 10년간 늘어난 30대재벌의 사내유보금은 500조원이 넘는다. 아파트가격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바로 재벌호주머니와 아파트로 들어가 잠긴것이다.
최순실은 구속하면 그만이고 우병우는 전직으로 만들면 그만이고 이명박은 전직대통령에 불과할뿐이다. 그러나 늘어난 부채와 아파트버블 그리고 정체된 소득은 쉽게 해결할수가 없다. 경제개혁연대소장인 김상조교수에 의하면 한국경제의 상황은 1997년 외환위기 직전보다도 심각하다고 한다.
무엇보다 심각한것은 공적권위의 상실이다. 사람들은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더이상 생각하지 않는다. 사정시스템은 원칙이 아니라 누군가의 지시와 눈치보기에 의해서만 돌아간다. 검찰이 최순실사건을 공정하게 수사할것이라고 생각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정권초였다면 언론이 이 문제를 제기할수 있었을것인가. 이런 의문들은 사람들을 피폐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옳은 해결방식이 아니라 공학적 상상에만 의존하고 있다. 예컨데 조선일보가 이명박의 친이와 손잡고 새누리당의 대선후보선정과정에 개입할것이란 식이다. 세상의 어떤 일들은 누군가가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면 실현가능성이 올라가기도 한다.
사건의 발생과 권력의 형성은 언제나 사람들로부터 나오기때문이다. 애초 재벌을 밀어주면 낙수효과가 생길것이라 생각했기에 친재벌정권이 탄생한것이다. 아파트를 사면 적어도 손해를 안볼것이라는 투기심리가 있었기에 집값이 이 지경에 이른것이다. 집값은 노동분배율이 올라가지 않아도 저항을 떨어뜨리는 몰핀과 같은 역할을 했다.
무너진 대한민국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바로 이런것들을 버려야 한다. 권력은 오직 국민으로부터 나오는것이다. 그것을 대신하는 무엇인가가 어쩔수없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서는 안돼고 그곳으로 몰려가서도 안된다. 권력이 있다고 믿는곳으로 가지않으면 그것은 신기루가 되어 곧 사라지게 된다.
사람들은 재벌과 조선일보가 실질적인 권력의 본산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명백한 오산이다. 정권말기의 최순실이 대통령이 아니듯, 옷을 벗은 우병우가 별것이 아니듯, 퇴임한 이명박이 별것 아니듯. 종편 티비조선은 재허가불허 한방에 언제든 청산될수있는 법인에 불과하며 국가정책으로 재벌이 쓰지않고 쌓아둔 돈을 얼마든지 서민들에게로 향하게 할수 있다.
대한민국이 어느 길로 갈것이고 수습될수 있는가하는것은 오직 국민에 달린것이다. 국민이 생각하고 바라는대로 세상이 흘러가길 바란다면 그렇게 생각하고 바래야 한다. 권력은 돌고 도는것 같지만 실은 언제나 사람들이 서있는 바로 그곳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