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스웨덴에 거주중인 "고***"님께서 300만원을 보내 오셨습니다.
아래내용은 그분이 보내주신 이메일 내용입니다.
"송금하고 보니까 기간이 지났네요...하지만 여기 스웨덴은 아직 12일이 아직 지나지 않았으니까 괜찮겠죠? 저희 부부가 생각하던 것과 꼭 같은 일이라 삼백만원을 보냅니다. 지원을 받고 선별하는 일이 극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연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2010 연말 어려운이웃 돕기" 모금액은 목표치인 500만원을 이미 훌쩍 넘어서 버렸습니다. 모금기간이 짧아 아쉽다며 모금기간 연장요청을 해오신 분도 몇분 계십니다. 따라서 기간을 몇일 더 연장하려고 합니다.
이번 사회은행 대출을 실시하기 전에 개인적으로 우리 사회의 "긴급지원 시스템"에 대해 여기저기 확인해본 일이 있습니다. 결과는 예상대로 충격적이었습니다. 전무했습니다. 아무것도 없다라는 소리입니다.
일례로,제가 사는 지역에서 자살예방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관공서,병원,경찰서,소방서,보건소등이 연계해 극한의 상황에 내몰린 어려운 이웃을 찾아내 돕는다는 취지의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확인해본 결과 사업내용은 "저소득층등 정신병자 위험군들중 몇명을 골라내여 정신병 검사를 하는것"이 다였습니다.
그러고나서 우울증등이 판명되고 나면 저렴한 가격으로 약 몇봉지 던져주고 말겠죠. 그게 무슨 자살예방사업입니까. 유관기관들이 긴밀히 협조한다길래 각 기관에 확인도 해보았습니다. 역시나 대답은 충격적이었고 무성의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소방서-우리는 그냥 자살시도 통계자료만 관공서로 보내주기로 했다. 상세한 내용은 아니고 그냥 개괄적인 출동현황 총건수만 요약해서 제출하기로 한것이다.
경찰서-자살시도,가정폭력,한계빈곤등 극단에 내몰린 가정에 대해 따로 취합하고 있는 정보가 전혀 없다. 경찰은 그런 어려운 가정을 관공서복지부서,지역사회협의체등과 연계시켜 주는 일을 하는곳이 아니다.
보건소-자살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는 사람이 찾아오면 진단후 약을 내줄수는 있다. 좋은병원을 소개해 줄수도 있다. 그 이상 하고 있는 일도 할수있는 일도 없다.
관공서-기초생활수급자 이외에는 도와줄 방법이 없다. 어려우면 각자 지역사회복지단체를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해봐라.
지역사회복지단체-먹고 죽을래도 정말로 돈이 없다.
이상입니다. 결론적으로 자살예방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수 있는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들이 모여 사진이나 찍고 홍보자료만 내면서 생쇼들을 하고 있는것입니다.
물론,일선 공무원들을 비판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공무원등이 이런 일을 해야할 의무나 절차같은 것은 없으며 따라서 그런일을 하지 않는다고 하여 비판 받아야할 이유는 없는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우리사회의 자살자수가 전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데에는 이런 처참한 사회복지시스템이 자리하고 있다라는 점은 지적하고 넘어가지 않을수 없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1년에 사망하는 사람중
살해당하는 사람이 1000명,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이 6000명 그리고 자살하는 사람이 15000명정도 됩니다.
자살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은것입니다. 그들중 대다수는 결국 경제적문제가 원인이 되어 자살합니다. 무직,비정규직,기초생활수급자,사업실패,지병비관등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이런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지원 시스템이 아무것도 없는것입니다.
그 사람들이 극한 상황에 내몰려 어느곳에 지원을 요청했을 경우 "그 명단을 모아 지원대기자로 올려주거나,한곳으로 취합한후 지원의사를 가진사람들과 연계를 시켜줄수 있는 시스템"이 전무한것입니다. 국가적으로 새로운 제2 사회안전망을 만들려는 시도와 작업 역시도 전무합니다.
따라서 답은 오로지 자살뿐인것입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제가 생각하는 시급한 해법은 간단합니다. 국가적으로 지역마다 통합 온라인시스템을 만들라는것입니다. 그곳에 극단적인 상황에 몰린 사람들이 지원을 요청하고,그들을 지원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이 원하는 지원대상을 찾을수 있는 연계시스템을 구축하면 되는것입니다.
한부모가정,조손가정,실업자,내장질환자,경제빈곤가정별로 그리고 학자금,사업자금,긴급생계자금별로. 이런식으로 지원요청과 지원의사가 연계될수있는 대대적시스템의 구축과 저소득층에 대출을 해줄수 있는 국가적차원의 재원지원이 필요하다라는 이야기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연간복지가 정상수준으로 올라가려면 궁극적으로 1년복지비가 GDP의 30%선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유럽국가들이 그 수준입니다.
반면 한국은 8%수준입니다. GDP대비 20%이상 부족하다라는것은 연간 200조원정도를 덜 쓰고 있다라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와중에 이토록 복지시스템이 부재하니 자살자수가 폭증하지 않을수 없는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한국의 자살자숫자가 15000명으로 전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결정적인 원인입니다.
이런상황 속에서 30만원 정도의 소액을 십수명에게 대출해주는것이 의미가 있을까요.
의미가 있죠. 의미가 있습니다. 이런 사업의 의미는 단순히 어려운이웃 몇분에게 도움을 드리는데 있는게 아닙니다. 전 국가적인 사회복지시스템의 구축. 즉,조세복지선진화로 나아가게 만들기 위한 "바닥으로부터 밀어올리기"에 의미가 있는것입니다. 즉,국가적 국민적 의식전환에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라는 이야기입니다.
앞으로 이 사회적네트워크는 아주 다양한 시도를 할것입니다. 그냥 단순히 돈을 걷어 어려운이웃에게 전달하는 일이라면 굳이 할 필요가 없을것입니다. 그런 판에 박힌 것들 말고 그동안 시도되지 않았던 다양하고 놀라운 아이디어들을 제시할것입니다. 네트워크가 중심이 되는것이 아니라,네트워크가 연계를 시켜주는 허브로 자리하도록 할것이란 이야기입니다. 앞으로 지켜보시면 잘 알게 되실겁니다.
마지막으로 자살시도자 통계현황 몇장만을 책상위에 가져다 놓고 만지작거리는 관공서에서 4년안에 자살자수를 반으로 줄이겠다라는 식의 프로퍼갠더들은 이제 그만 중단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자살위험군 몇명 찾아오면 검사해서 우울증 약 몇봉지 집어던져주면서 자살자를 반으로 줄이겠다? 이런식의 탁상공론이야말로 자살자폭증의 주범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전국가적 전사회적으로 빈부격차,양극화를 줄여내는 노력을 기울이고 조세복지 제도를 급격하게 선진화시켜도 아주 천천히 줄어들 자살을 약 몇봉지로 반토막 내겠다라는 식의 이런 후안무치한 발상들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문제해결의 출발은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 그리고 이에 대한 겸손하고 치열한 해법도모로부터 출발하는것입니다. 그런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라는것이 문제입니다.
"빈곤은 국가도 어찌할수가 없다"
"요즘세상에 밥 굶는 사람이 어디있나?"
"자살하지 마라. 정신력이 나약해 빠졌으니 자살하는 것이다"
"왜 지가 열심히 노력해 살 궁리는 안하고 남의 피같은 돈을 뜯어먹을 궁리만 하나"
라는 식의 잘못된 의식의 개선도 이루어 져야 할것입니다. 국가기관들의 자살예방대책이 "자살하려는 사람 몇명 불러다 PT체조 몇번 시킨후 등어리 좀 토닥거려주면서 자살하지 말라"라는것이 전부이고 그럼 자살율이 반토막 날것이다라는 인식.
이들의 인식은 무지에서 나오는것이 아니라 조세복지선진화 못하겠다라는 후안무치한 탐욕으로부터의 고의적 외면에서 비롯되는것이기 때문입니다.